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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뷰/음식점

[내돈내산] 속초 남경막국수 - 전자렌지로 요리하는 식당

by 중립맨 2022. 10. 1.

9월 가을 속초 여행 중 남경막국수에서 들막(들깨 막국수)와 수육을 먹었던 내용을 공유해본다.

 

막국수는 예상만큼 맛있었으나 수육은 절대 비추.

[매스컴의 흔적]

여기저기 방송사, 신문사에 나온 흔적들이 있다. 여행지에 있는 식당이니 만큼 주차 공간도 충분하고 야외 대기하는 의자들도 구비되어 있다.

 

[매장 내부]

아침겸 점심으로 일찍 갔더니 사람이 별로 없었다. 매장은 대체적으로 깔끔한 편이었다.

 

 

[메뉴판]

테이블마다 번호와 메뉴가 적힌 텐트가 있고, 2인 이상 오면 주로 막국수2+수육을 먹는 듯하다. 그런데 다른 사람들 식사하는 모습을 보니 세트로 주문하는 경우 수육의 양이 적어 보였고 엄청 배고프지도 않아서 들막 한 그릇에 수육 작은 사이즈를 하나 주문했다.

 

많이 배고프지도 않았기 때문에 굳이 탄수화물 섭취를 많이 할 필요도 없었고,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.

[음식 평]

[수육]

주문한 지 얼마 안 되어 수육이 바로 나왔다. 수육 특성상 주문 들어왔을 때 조리를 시작하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미리 삶아놓은 뒤, 찜통에 넣어두고 주문 들어오는 대로 꺼내주는 방식이라 바로 나온다.

 

그런데 문제는 식당 직원분의 발언이 좀 걸렸다.

 우리는 아침에 다 삶아놓고 손님 오는대로 내준다

 

보통 수육(보쌈)집이면 삶은 고기 삶는 시간을 정해두고 하루에 여러 번 삶는데, 아침에 한 번에 많이 삶아 놓는 모양이다. 낮 시간에 손님들이 많이 주문하면 중간에 다시 한번 삶긴 하겠지만, 이 말 대로면 점심 장사가 잘 안된 날에는 저녁에 주문한 수육이 아침에 조리해 놓은 경우일 수도 있겠다.

 

소짜라 별로 기대 안 했는데 생각보다는 양이 많았다. 그러나 심각한 문제가 두 개나 있었다.

 

첫째, 너무 질기다. 한입 먹고 너무 질겨서 바로 메뉴판 아래에 쓰여있는 원산지를 봤는데 국내산이다.

 

아래 사진을 보면 정상적인 수육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얇게 썰려있다. 일반 식칼로 이렇게 얇게 썰기도 힘들다.

 

국내산 돼지를 쓰고 이렇게 얇게 썰었는데도 이 정도로 질긴 건 두 가지 원인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.

 

먼저, 고기의 질이 낮은 게 아닌가 의심된다. 

 

또 다른 추측으로는 삼겹살의 지방 부분이 너무 적고 수분이 없다. 삼겹살 부위 시켜놓고 지방 많다고 불평하는 손님들이 많다던데, 그런 여파였을지 모르겠지만 지방 함량이 한눈에 보기에도 너무 낮았다.

 

수육의 두 번째 문제는 하나도 뜨겁지 않았다. 솔직히 블랙 컨슈머로 몰릴까 봐, 이런 부분을 직원에게 말하기도 조심스러운 세상이다. 근데 한 입 먹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바로 뜨겁게 좀 데워달라고 했다.

 

문제는 이내 주방으로 가져가더니 뜨겁게 데우는 대책이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이었다. 더 이상 비추할 이유를 쓸 필요가 있나 싶다. 이 와중에 사진은 잘 나왔다.

 

[들막(막국수)]

이 가게를 기대하게 한 메뉴는 이 들막이었는데, 들막은 예상만큼이나 맛있었고 추천할만하다. 콩국수와는 다른 고소한 맛이 있고 면의 식감도 굉장히 좋았다.

수육이랑 같이 먹기도 해서 그런지 약간 느끼한 감도 있었는데 밑반찬으로 나온 열무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을 잘 잡아주었다.

 

[총평]

속초에 놀러 간다면 가볍게 먹을만한 식당으로는 추천하지만, 수육은 절대 시켜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. 계산대에 놓인 식당 사장님 명함을 보니 요리사도 아닌 요리가로 되어있던데, 도대체 어느 수육 파는 식당에서 수육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손님 상에 내놓을까? 이 가게에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이었다.

그와중에 다 먹기는 했다